작성자 | 동문지기 | 등록일 | 2013-10-28 14:40 | 조회 | 157 회 |
제목 | [후기] 2013 의전원 학생 졸업여행 후기(박영명 학생-동창회지원 감사) | 댓글 | 0 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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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지기 | 10-28 14:40 | ||||
[후기] 2013 의전원 학생 졸업여행 후기(박영명 학생-동창회지원 감사) | |||||
내용 |
졸업여행 후기
3학년이 되었을 때 임상 실습을 시작한다는 기대와 함께 1학년 때부터 소문으로만 들었던 지리산 졸업여행이 우리에게도 찾아왔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사진으로만 접했던 여행의 여러 가지 모습에서, 그리고 평소 몇 번 가지 않는 산행의 어려움에서 여행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왔다. 지리산. 남한에 존재하는 산들 중 두 번째로 높은 해발 1915미터. 그리고 높이에 뒤지지 않는 험준한 산세를 생각해보면 지리산 종주라고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누구나 그런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산행을 위해 짜인 조원들끼리 모여 여행이 어떨 것 같은지 물어보았다. 나와 같은 생각들, 힘들겠지- 하는 이야기를 하며 여행 자체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기도 했고, 가서는 무엇을 먹을지, 무엇을 할지에 대한 기대로 계획을 짜기도 했다. 그리고 다들 보이는 몇 가지 반응들, 결국 나오는 말은 기왕 갈 것 재미있게 해보자, 하는 체념 섞인 목소리였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우리가 지리산 졸업여행에서 얻어갈 수 있는 것은 꽤 많았음에도 그것에 대한 생각을 별로 하지 않았다. 좀 더 여행에 대해 잘 알고 기대를 가지고 갔더라면 더 즐겁지 않았을까. 그리고나서는 졸업여행 도중 느꼈던 바를 적어보고 싶었다. 출발할 때는 다들 활기에 차 있었다. 다가오는 무언가에 대한 궁금증과 그것이 오늘이 되었을 때 겪는 기대와 불안의 교차가 출발하는 버스 승강장에 가득 차 있었다. 우리들은 서로 모여 산에 가기 위해 했던 쇼핑에 관한 이야기라든지 산에 가서 하고 싶은 것에 대한 계획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버스에 올라 남쪽으로 향하는 길을 보니 가본 적 없는 길에 대한 생소함과 일상에서 벗어난다는 묘한 일탈이 느껴졌다. 지리산 백무동에 도착하니 주위는 어느새 고개와 고개로 둘러싸인 첩첩산중이었다. 선배님이 사주는 점심으로 배를 든든히 하고 첫 발을 내딛었다. 처음에는 아직 여름이 채 가시지 않은 푸름이 가득했다. 계곡에는 물이 가득하고, 돌과 돌 사이에 풀이 자라고 이끼가 끼어 있었다. 습기 가득한 숲 안은 우리가 지금껏 보아왔던 산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높은 산의 길에서 우리가 걸음 하나를 내딛을 때마다 더 깊은 곳에 들게 되었다. 그리고 걷고 또 걸어 끝이 어디인지를 찾고 다리가 아플 때 쯤, 나는 그 길의 모습이 조금씩 바뀌어 감을 보았다. 푸르던 숲에 나무가 적어지고 우리가 올라온 길 아래로 구름이 지나가고 있었다. 가을을 맞은 나무에 단풍이 들어있었고 숲 냄새 가득하던 농밀한 공기가 시원하고 가볍게 변해 있었다. 조금씩 걸어갈 때마다 우리가 있었던 곳과 다른 곳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 저녁 해가 저물 때 즈음 장터목 산장에 도달했을 때는 그 높은 지리산의 모양이 완연히 드러나 있었다. 기다란 산등성이가 멀리 이어져 있었다. 눈에 들어오는 곳 모두가 높디높은 산 위여서 내가 있는 곳이 하늘 위인 것 같았다. 그리고 밥을 지어 먹기 시작했을 때 저물어가는 해를 보니, 산 아래를 메우고 있는 구름을 보니 그 위에 서 있는 우리의 모습이 생소했다. 신기하였다. 우리가 이렇게 높은 이곳에 와서 밥을 지어먹고 있구나. 그것은 낮은 땅에서 보지 못했던 다른 무언가였다. 그것을 보니 우리가 산을 올라왔다는 것이 의미 없이 걷고 또 걸은 것만은 아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해가 지고 하늘의 색이 붉게, 푸르게 물들어갔다. 밥을 다 먹은 동기들이 짐을 챙겨 산장으로 들어갔다. 산장 마당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텅 비어갔다. 그와 함께 남아있는 빛도 모두 사그라졌다. 달도 없는 밤에 어스름이 내리고 하늘에 별이 작은 점이 되어 빛나기 시작했다. 도시의 빛이 비치지 않아 칠흑처럼 검은 대기는 조금의 여과도 없이 쏟아지는 별들을 그대로 비추어보였다. 뿌옇게 구름처럼 아른거리는 은하수가 지평선으로부터 하늘을 둘러 별의 강을 만들었다. 하늘에 가득 찬 그 별들이 아름답고도 신비했다. 내가 높은 곳에 올라 그 안에 있는 느낌이 들어서. 한참동안이나 그것을 지켜본 후에야 산장에 들어가 잠을 청할 수 있었다. 첫날은 많은 이들의 합창과 실내가 더운 탓으로 다들 잠을 설쳤다. 두세시간이나 잤을까. 기상을 알리는 손이 어깨를 흔들어 일어났다. 가방에서 짐을 챙겨 밖으로 나가니 밖은 여전히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작은 조명에 의지한 채 돌로 된 계단을 올라 지리산 정상 천왕봉을 향했다. 좁은 계단을 벗어나니 하늘이 보이고 늦은 달이 가녀린 빛을 뿜어 겨우 주위를 분간할 수 있었다. 돌로 잘 정비된 길이 완만한 경사로 뻗어 있었다. 정상으로 향하는 언덕. 짙은 어둠 속에 우리가 가진 작은 빛으로 공간을 만들어 한걸음씩 나아가니 커다란 신전에 든 것처럼 경건한 마음이 들었다. 하늘을 향해 곧게 펼쳐진 길은 회랑 같았고 바람을 맞아 앙상하게 서 있는 나무가 기둥처럼 길가에 죽 늘어서 있었다. 그리고 그 끝에는 봉우리가 제단처럼 높게 솟아 있었다. 구름이 바다를 이루어 이곳을 저 밑의 세계와 분간하여 이곳은 그야말로 저 밑과 다른 곳이 되었다. 기도하는 손처럼 모여 서 있는 바위를 지나, 아무나 들이지 않을 것 같이 좁게 난 돌의 문을 건너, 그리고 가파른 경사를 기어 돌과 돌 사이를 비집고 가장 높은 곳을 향하였다. 모두가 잠든 새벽에 빛의 무리가 줄을 지어 하늘을 향했고 동이 터와 여명이 밝아올 때 우리는 그 빛무리의 하나가 되어 다 함께 한걸음씩 걸어 나아갔다. 마지막 고비에 닿아 돌아보니 어느새 밝아온 아침이 감추었던 모습을 보여주었다. 능선 언저리에 구름의 바다가 펼쳐져 있고 우리가 걸어온 길이 홀로 솟아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저기 커다란 바위가 보였을 때 상상하던 것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음을 알았다. 그토록 높은 곳에, 우뚝 서 있는 정상에 서서 밝아오는 구름바다의 수평선 너머를 보니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조그마한 빛의 조각이 구름 사이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 경이로움이란. 이 작은 땅에 묶여있는 번뇌로부터 벗어나 끝없이 넓은 대지에 들어 그 커다란 흐름에 몸을 맡김이란. 하늘과 땅을 가르는 경계에 서서 그 둘이 모두 이곳에서 시작되는 것을 봄이란 얼마나 신비로웠을까. 거기 선 우리 동기들 그리고 교수님들 전북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의 모두는 그것을 느끼지 않았을까. 한 모금의 정상주를 입에 담고 그 풍경을 보고 있노라니 함께 온 이들이 스스로 장하고 대견스러웠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은 얼마나 소중하며 만약 혼자였다면 이 길을 올 수 있었을까, 아니 그 이전에 오기는 했을까. 정상을 뒤로 하고 우리는 다시 길을 나섰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도 못했고 아침에 한차례의 산행으로 다리는 이미 고장나있었다. 그래도 앞을 보며 나아갔다. 마냥 숲길을 올라올 때와는 다른 능선의 길이 펼쳐졌다. 연화봉을 넘어가는 길에는 아기자기한 예쁨이 있었다. 짧은 풀과 키 작은 나무, 그리고 그 사이를 꾸미고 있는 가지각색의 바위들이 있었다. 낮은 울타리가 쳐진 그 길에는 가을의 색이 묻어났다. 짙은 푸름이 빠져나가고 옅은 붉음과 마른 노랑이 채워졌다. 흰 가지의 나무들이 햇빛을 받아 밝게 빛나고 그것들이 섞여있는데 모양새를 더했다. 아스팔트의 길이 놓인 빌딩숲에서 볼 수 없었던 색과 색의 다양함이 자연의 방식대로 자라나 조화롭게 섞여 있었다. 그리고 다시 산과 산을 넘어, 계곡과 계곡을 넘어 세석에 도착해 점심을 먹기로 했다. 세석에 들어서니 산에서 보기 어려운 완만하게 너른 터가 나타났다. 비록 꽃이 피어있지는 않았지만 널찍한 언덕에 가득 꽃나무가 자라 있었다. 시원하게 트인 사방을 둘러보니 산에서 보기 어려운 그 넓은 땅이 편안해 보였다. 그 위에 서 있는 산장 마당에 앉아 라면을 끓여 먹으며 길을 돌이켜 보았다. 산은 까마득히 컸다. 걷고 또 걸어도 앞에는 가야할 길이 많이 있었다. 발이 아프고 다리가 아팠다. 가방이 무거웠고 목이 말랐다. 이대로 멈추고 싶고 더 이상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끝없이 이어지는 길에 아름다운 경치는 잠깐이었고 그것을 쳐다볼 여유도 많지 않았다. 그러나, 나를 움직이게 한 것은 어쭙잖은 성취감이라든지 아름다운 경치 같은 것이 아니었다. 앞으로 다가올 일이 많이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단지 힘들다는 이유로 편함, 혹은 재미만을 찾아 간다면 그 다음에 찾아올 일을 영영 마주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그 힘든 만큼의 가치가 있든 없든 그것에 닿지 못하면 결국 알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걷고 또 걷기로 했다. 길은 길고 같은 모양이 반복되었다. 일일이 다 쓸 수 없어도 그 과정은 참으로 힘든 것이었다. 그래도 끝은 있어서 산 넘고 물 넘어 벽소령 산장에 도달했다. 좁은 부엌에서 밥을 지어먹고 모두 쉬러 갔다. 그날 밤에는 비가 내려서 하늘도 보이지 않았다. 추적추적 비가 오는데 물을 뜨러 작은 라이트 빛에 의지해 가노라니 내리는 비가 시원했다. 주변에는 계곡도 없고 물을 구할 수 있는 곳이라고는 작은 수도꼭지 하나밖에 없었다. 야심한 밤에 짧은 옷을 걸치고 밖에 나가 비를 맞았다. 내리는 비에 몸을 맡기고 몸을 물로 적시니 씻지 못한 몸에 시원한 물이 너무나도 상쾌했다. 아침까지도 비는 그치지 않았다. 다들 지쳐있고 추운 때에 비가 와서 길은 조금 더 느려졌다. 로프를 잡고 험한 바위 길을 내려가고 다리뿐 아니라 양 손을 써 가며 기어 올라가듯이 고개를 넘었다. 모두가 힘든 그 때 승훈이형과 승주형의 노래가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승훈이형은 평소에도 노래를 즐겨 부르곤 했다. 학창 시절 한 번쯤 들어보았던 노래들이었다. 노래는 한 사람의 목소리로부터 거기 있는 모두의 목소리로 커졌다. 우리들이 지나가는 길에는 쉼 없는 노래 소리가 남아있었다. 노래에 몸을 싣고 흥을 돋우니 고됨도 잊게 되었다.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의무감이 아니라 그 우리에게 남아있는 즐거움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한 걸음을 내딛어 산을 올랐다. 계단을 오르고 봉우리 위에 올라가니 주변에 더 높은 곳에 없었다. 널찍한 바위 위에 누워 하늘을 보니 눈에 거슬리는 것이 없었다. 빠져들 것만 같다. 저 희고 깨끗한 공간이 그대로 나에게 다가올 것만 같았다. 길은 길고도 길었다. 숲과 바위, 풀과 나무를 지나 노고단 고개를 향했다. 저녁이 되어서야 밖이 보이지 않는 수풀을 벗어나 노고단 언덕을 향해 갈 수 있었다. 언덕을 넘어서자 정비된 돌길이 나타났다. 톨게이트를 지난 것처럼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이 시간이 드디어 끝이 났구나. 두꺼운 안개를 뚫고 그 얼마간의 길을 걸을 때 전에 느끼지 못했던 안락함을 느꼈다. 마음을 짓누르고 있던 여정에 대한 부담이 녹아내리면서 그만큼의 해방감이 가슴에 들어찼다. 우리는 그렇게 마침내 노고단 산장에 도착했다. 후발대로 온 동기들이 반갑게 우리를 맞아 주었다. 건내 받은 라면 한 그릇이 그렇게 따뜻할 수 없었다. 산장에 짐을 풀고 저녁을 지어먹기 시작했다. 후발대 동기들이 가지고 온 술과 고기와 과일이 상을 풍성하게 해 주었다. 동기들은 그동안의 노고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것처럼 준비된 음식을 즐겼다. 한 잔의 술과 고기 익는 냄새, 그토록 바랐던 시원한 물과 편안한 자리가 우리들에게 주어졌다. 힘든 여정을 함께 했다는 동질감, 그리고 눈앞에 가득한 고기, 힘들 때 서로 위로가 되어 주고 각자의 힘으로 이 길을 걸어왔다는 것 그로부터의 감동이 우리의 행동 하나에서 그대로 배어나와 자리를 무르익게 했다. 술잔을 들고, 고기를 집고 건배를 외쳤다. 외침은 웃음이 되고 웃음은 즐거움이 되었다. 지금 이 순간 함께 있다는 것보다 소중한 것이 있었을까. 모두가 하나 되어 떠들고 웃던 밤이었다. 마지막 날이 밝았고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노고단의 일출이었다. 어제 걸었던 돌길을 올라 노고단 언덕까지 가볍게 걸어갔다. 산책을 하듯이. 시원했다. 언덕 위로 올라가자 저 멀리에 하늘이 밝아오고 있었다. 우리는 여유롭게 사진을 찍으며 우리가 이곳에 있었던 기억을 남겼다. 이야기와 이야기가 오가고 그동안 산에서 보고 느낀 것을 이야기 하는 동안 태양은 산과 구름 위로 언제 떴는지 모르게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 빛을 맞는 우리에게 일을 끝마친 이의 평온함이 있었다. 험준한 천왕봉에서의 일출이 시작을 화려하게 장식했다면 완만한 노고단에서의 일출에는 일정을 마무리하는 잔잔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일출을 즐기고, 함께 사진을 찍고 다시 산장으로 내려왔다. 짐을 정리하고 마지막 밥을 먹으니 지나온 시간이 아득했다.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다. 화엄사로 내려오는 길 역시 만만치 않았다. 올라온 만큼 내려가야 했던가. 돌길을 또 걷고 걸었다. 화엄사에 도착하자 계곡에 물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짐을 훌훌 털어버리고 몸을 담그니 물이 소리를 지르게 할 만큼 시원했다. 나흘간의 산행을 마치고 몸을 씻어내는 기분이란. 또 선선한 자리에 앉아 팥빙수 한 숟가락을 떠 넣는 기쁨, 느긋하게 화엄사 경내를 구경하는 여유, 그러한 것이 우리에게 무엇을 주었을까. 그 마음은 단지 해냈다는 생각이었을까. 지금도 우리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지리산보다 백배는 더 길고 험한 인생이라는 산을 오르고 있지 않은가. 주위를 둘러보면 함께 했던 동기들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중간에 포기 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더 쉬었다 갈 수도 있다. 마냥 빠르게 가겠다고 혼자 1박 2일만에 종주를 마치면 그 아름다운 풍경과 시원한 물 한모금을 다 놓치게 될 것이요, 머뭇머뭇하다가 제때 산장에 들지 못하면 편안한 휴식을 누리지 못할 수도 있다. 길은 고되겠지만 문득 보게 되는 아름다움을 잠시 즐길 수 있다면, 그리고 가끔은 보게 되는 일상과 다른 감동을 받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부터 만족할 줄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아예 오르지 않고 주차장에서 놀고 있다면 그 과정의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일 게다. 나는 그것을 외면하지 않고 훌륭히 마주해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함께 하면 즐겁다는 사실. 혼자 올라가려면 고기도 져야 하고 코펠도 져야 하고 물이며 옷 등을 모두 혼자 져야 할 것이다. 나 역시 산장 예약을 맡으며 여행에 일조를 하였다지만 식사 준비에는 함께한 조원이 아니었다면 크게 곤란해졌을 것이 아니었나. 모든 일을 혼자 하려면 너무 힘들고 외로울 것이다. 그럴 때 마음 맞는 사람 몇 명이라도 있다면 그 짐을 혼자 질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나를 돌아보면 나에게도 늘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함께 한 것이 고맙고 기쁘다. 이제 우리에겐 일 년 그리고 조금의 시간이 남아 있다. 뿔뿔이 흩어질 수도 있고 다시는 보지 않게 될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 삶이 고되고 어려울 때 그 때의 자신을 돌아보고 주위에 누가 있는지를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4년간 함께 했던 동기들 중 누구 하나쯤은 다시 손을 내밀었을 때 그것을 잡아주지 않겠는가. 이제 우리의 졸업여행은 끝이 났지만 그것은 더 긴 여행 중 잠시간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작은 시간이었음을 알았으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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